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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명소

충북 청주 용화사와 속리산 법주사, 고요한 산사의 아름다움

by wowkworld 2025. 4. 12.

도심 속 쉼표, 청주 용화사의 조용한 품격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용화사(龍華寺)**는 도심 속에서도 조용한 수행의 공간을 지키고 있는 특별한 사찰이다. 청주의 중심지에서 차량으로 1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도심과 자연의 경계에서 불교 정신과 사색의 공간을 제공한다. 다른 대규모 사찰에 비해 규모는 아담하지만, 그만큼 정돈되고 단정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며,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감싸준다. 용화사의 대웅전은 조용한 돌계단을 오르면 마주하게 되며, 전통 목조 건축 양식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조성된 불단과 연등, 그리고 석가모니불이 정중앙에 모셔져 있다. 이 사찰의 특징 중 하나는 부처님의 미소처럼 온화한 경내 분위기다. 소박한 정원과 작은 연못, 정갈하게 배치된 탑과 석등이 공간 곳곳을 채우고 있어 걷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특히 새벽 예불 시간대에 방문하면, 참선하는 스님들의 낮은 염불 소리가 바람에 실려 들려오고, 이른 햇살이 대웅전의 지붕을 비추는 모습은 이 사찰이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 도심 속 명상 명소임을 실감케 한다. 요즘은 직장인, 수험생, 창작자들이 조용한 공간에서 집중하거나 사색하고 싶을 때 이곳을 찾기도 한다. 청주의 대표적 문화재 중 하나로 등록된 용화사는 지역 불교행사뿐 아니라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조용한 위로의 공간이 되어준다. 조용하고도 친근한 이 사찰은 큰 절처럼 많은 관광객은 없지만, 그만큼 내면의 평화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한 안식처가 된다.

 

 

속리산 단풍 아래의 법주사 팔상전 전경, 가을 산사 여행, 국보 목탑, 한국 불교 문화유산

 

속리산 자락에 자리한 불교의 보물, 법주사

 속리산의 푸른 숲 깊숙이 숨겨진 **법주사(法住寺)**는 단순한 사찰이 아닌,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불교문화의 성지다.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에 위치한 법주사는 553년 신라 진흥왕 14년에 의신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수차례의 중창과 복원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으며, 1994년에는 경내 전체가 국립공원 내에 포함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법주사에 도착하기까지는 경내 앞 수 km에 걸친 울창한 숲길을 지나야 한다. 이 길은 소나무와 참나무, 계곡 물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숲길로, 걷는 동안 어느새 도시의 소음을 잊고 자연의 품에 안긴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특히 법주사의 **팔상전(국보 제55호)**은 국내 유일의 목탑 형식 전각으로, 목조건축의 미학과 불교미술의 정수가 결합된 걸작이다. 높이 22.7m, 5층으로 구성된 이 목탑은 신라 불교의 우아한 곡선미를 그대로 보여주며, 경내 어디에서 보더라도 장엄하고 숭고한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석조미륵보살입상, 대웅보전, 법주사 철당간, 사천왕문 등 많은 문화재가 경내에 산재해 있으며, 각 건물들은 절묘한 위치와 균형 속에 자리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조형미와 영성을 동시에 경험하게 만든다. 특히 아침 안개가 깔린 법주사 전경은 한국 불교문화가 가진 깊이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사계절 내내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봄의 벚꽃, 여름의 짙은 녹음, 가을의 붉은 단풍, 겨울의 설경 모두 이 사찰을 방문할 이유가 된다.

 

산사의 고요함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와 명상 여행

 청주 용화사와 속리산 법주사 모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산사의 고요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용화사의 템플스테이는 비교적 소규모지만, 그만큼 개인 중심의 깊은 명상과 참선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법주사는 조계종 제5교구 본사로서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스님과의 차담, 발우공양, 108배, 사찰 예절 교육, 숲 명상 등은 물론, 아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형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속리산 숲을 활용한 트래킹 명상, 자연 속 걷기 수행은 많은 이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템플스테이를 마친 이들의 후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불안이 사라졌다’, ‘말하지 않아도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나를 다시 채우는 시간이었다’는 반응들이다. 이처럼 산사의 고요함은 단순한 공간의 특성이라기보다, 인간 내면의 공백을 채워주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도심과 자연을 넘나드는 사찰 힐링 코스

 청주 용화사와 속리산 법주사를 연결하는 코스는 충북을 중심으로 한 ‘1박 2일 사찰 힐링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청주에서 출발해 오전에는 용화사에서 명상과 산책을 즐기고, 오후에는 보은으로 이동해 속리산국립공원 입구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법주사로 들어가는 일정은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다. 차량 이동 시 1시간 내외 거리로 접근성도 매우 좋으며, 근처에는 송리산온천, 보은 전통시장, 청남대 등의 연계 관광지가 있어 불교문화와 지역 관광을 연계한 콘텐츠로도 확장할 수 있다.

이 코스는 가족, 연인, 친구와의 여행은 물론 혼자만의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적합하다. 무엇보다 ‘눈으로 보는 풍경’뿐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시간’이 있는 여행이란 점에서 이 두 사찰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휴식의 공간이 되어준다. 특히 법주사 경내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용화사의 맑은 종소리, 숲길을 걷는 발자국 소리들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명상 음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요함 속에서 다시 나를 만나는 길

청주 용화사와 속리산 법주사. 이 두 사찰은 각각 도심 속 산사와 깊은 산속 고찰이라는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현대인에게 필요한 쉼과 고요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공간이다. 불교적 가르침을 넘어, 자연과 건축, 공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감동은 어떤 말보다 강력하다.

이 사찰들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청주 용화사의 정산 스님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고요할수록 마음은 넓어진다. 가장 깊은 위로는 말이 아니라 침묵에서 시작된다.”

이 문장은 우리가 왜 사찰을 찾는지, 왜 숲길을 걷고 명상에 앉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해답이 된다.